☆140자 다지원 소식
|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생활공동체 거점 기대” ㆍ인문사회과학 서점 ‘레드북스’ 여는 최백순·김현우씨 ㆍ서대문역 인근에 개점 “정치적 색깔 알리려고 주변 만류도 뿌리쳐” 서울대 앞 ‘그날이 오면’, 성균관대 앞 ‘풀무질’…. 1990년대만 해도 대학가에 하나 둘쯤은 있던 사회과학서점은 이제 전국에 7곳만 남아있다. 그나마 남은 서점들도 강의 교재와 수험서 판매에 의존해 먹고 산다. 이런 판국에 인문사회과학서점 ‘레드북스’가 30일 서울 서대문역 앞에 문을 연다. 주인 최백순(45)·김현우(39)씨는 “모두들 ‘망할 게 뻔하다, 사업성 없다’며 말리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데는 공감했다”고 전했다.
‘불온서적’의 느낌이 짙은 서점 이름에 대해 두 사람은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 그래야 오히려 장사가 더 잘될 것이란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가가 아니라 시내 한복판에 서점을 차린 것도 취업에 목맨 대학생보다 직장인들 가운데 사회과학 책을 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생활공동체운동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지역에서 시민들을 만나다보면 다들 공동체에 어우러져 함께 문화를 향유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마포에서 ‘민중의 집’이 그랬듯 우리 지역에선 ‘레드북스’가 그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최백순). 그래서 저자와의 대화, 사회단체 추천 도서전, 텃밭 가꾸기, 역사현장 탐방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강좌도 열 계획이다. 건물 2층에 세든 책방은 66㎡(20평) 정도로 크지 않지만 주방과 탁자까지 마련했다. 책도 읽고 토론도 하기 위함이다.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커피는 2000~2500원 정도에 판다. 책방 주인은 둘 다 운동권 출신이다. 최씨는 진보신당에서 일하고, 김씨는 연구원이다. 두 사람이 책방을 연다고 하자 주위에서 아끼던 책을 내놨다. 박현채씨의 <민족경제론> 등 70~80년대 발간됐다가 절판된, 표지가 누렇게 변한 책도 500~600권이나 보내왔다. 최씨는 “값은 500원부터 2만원까지 다양하지만 실제로는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책”이라며 웃었다. 돈 벌 생각은 안 한다. 서점 차리는 데 보증금 등으로 5000만원이 들었다. 한달에 운영비만 300만원 정도 들 거라고 생각한다. 매달 1만원씩 내는 회원제로 운영할 계획인데, 회원 250명 정도면 운영비는 ‘뽑을’ 수 있다는 게 두 사람의 생각이다. 회원에게는 책값을 10% 깎아준다. 아직 서점 문을 열지 않았지만 벌써 6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최씨는 “어제는 한 분이 우리 소식을 듣고 홍세화씨의 <생각의 지도> 25권을 주문했다. 인터넷 할인가를 포기하고 우리 가게에 직접 와서 사가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30일에는 개업식과 함께 일일 주점을 연다. 레드북스 홈페이지 http://redbooks.co.kr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입력 : 2010-09-27 22:38:38ㅣ수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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