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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May

키스라는 물건 (정철훈) 외 5편

작성자: 고마리 IP ADRESS: *.12.42.234 조회 수: 421

두 조각 입술 (문정희)



닫힌 문을 사납게 열 젖히고

서로가 서로를 흡입하는 두 조각 입술

생명이 생명을 탐하는

저 밀착의 힘



투구를 벗고

휘두르던 목검을 내려놓고

어긋난 척추들을 밀치어놓고

절뚝이는 일상의 결박을 풀고

마른 대지가 소나기를 빨아들이듯

들끓는 언어 속에서

해와 달이

드디어 눈을 감고 격돌하는 순간



별들이 우르르 쏟아지고

빙벽이 무너지고

단숨에 위반과 금기를 넘어서서

마치 독약을 마시듯 휘청거리며



탱고처럼 짧고 격렬한 집중으로

두 조각 입술이 만나는

숨가쁜 사랑의 순간





숲속의 키스 (김행숙)



두 개의 목이


두 개의 기둥처럼


집과 광간을 만들 때


창문이 열리고


불꽃처럼


손이 화라락 날아 오를 때


두 개의 목이 기울어 질 때


키스는 가볍고


가볍게 나뭇잎을 떠다니는 물방울 ,더 큰 물방울들이


숲의 냄새를 터뜨릴 때


두 개의 목이 서로의 얼굴을 바꿔 얹을 때


내 얼굴이 너의 목에서 돋아 나왔을 때



 

입맞춤 (이영옥)



그대와 눈을 감고 입맞춤을 한다면 그것은 내 안에서 일어난 수

천 개의 바람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빛나는 계절 뒤에 떼로

몰려오는 너의 허전한 바람을 마중해주는 일이며 빈 가지에 단

한 잎 남아 바르르 떠는 내 마른 울음에 그대가 귀를 대보는 일

이다 서로의 늑골 사이에서 적막하게 웅성거리고 있던 외로움

을 꼼꼼하게 만져주는 일이며 서로의 텅 빈 마음처럼 외골수로

남아 있던 뭉근한 붉은 살점 한 덩이를 기꺼이 내밀어 보는 일이

고 혀 밑에 감춰둔 다른 서러움을 기꺼이 맛보는 일이다 맑은 눈

물이 스민 내가 발뒤꿈치를 들고 오래 흔들리고 있었던 그대 뜨

거운 삶의 중심부를 가만히 들어 올려주는 일이다




각도 (김록)



속눈썹은 무언의 각을 이루고 있다

눈은 코의 경사면을 타고 미끄러진다

두 개의 동공은 코끝을 매만진다

마주 보고 있는 섬 사이에

예각적 조응이 이루어진다

교차점에서 절벽을 타고 내려오면

평원이 펼쳐진다

들판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이 있다

짧은 입맞춤이 있었다

 



키스의 남방 한계 (강영은)



정체불명의 바람과 입 맞춘 날, 누구의 입술이

입술 속에 들어 있었나



키스가 끝났을 때 사시나무 떨듯 오한이 왔네

한 밤중에 선인장 꽃 같은 열꽃이 피고

멕시코 만을 건너온 구름의 음모라고,

당신은 해석하네



목구멍 속의 기류를 판독하는 건 죽음이 허락한

유일한 오류?



단백질 포크가 입술을 찍었을 때 당신,

플라야 선인장 가시 같은 바람의 혀를 삼켜 보았나

선인장 가시를 삼키는 혀가 긴 파충류,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완치되는 독성 강한 키스에

감염되어 보았나



끈적거리는 기류가 흘러내리는 좁은 골목

길 약국 앞, 후박나무가 때 이른 손을 흔들고 있네

유행에 민감한 이웃집 아가씨는

노란색 마스크를 쓸까 분홍색 마스크가 어울릴까,

고민 중인데



키스를 해 본 사람은 알지, 잘라도 잘라버려도

돋아나는 은밀한 혀 속의 잠언을,



사랑해, 사랑해, 나는 정말 숙주세포가 필요해,



처음 본 바이러스를 사랑해 보았나 당신,

키스의 남방 한계선에 도달해 보았나 뜨거운

플루 키스, 39,5도의 한계점에서 캄캄하게

멸종되는,




키스라는 물건 (정철훈)



사람의 입을 보면 슬퍼진다

무엇을 먹어야 사는게 입이다

인구 라는 말이 정치나 경제 어디 쯤의 용어라서

얼굴 하관에 정경문제로 뻥 뚫린 동굴처럼

캄캄해지는 게 또한 입이려니 하는 생각



먹는 문제로 부터 자유로운게 빠알간 입술이다

입술에 입술을 갖다 붙이며 쪽쪽거리는 사랑의 촉수

입안에서 젖은 손이 나와 다른 손을 마중나가는

이 행위 예술은 입을 가장 입답게 해방시킨다



점막이 점막을 밀고 들어가는

혀끼리의 아득한 포옹

타액에 스민 내면의 흐느낌

혀 끝으로 슬픔을 핥고 싶다는 생각



언제라도 키스라는 물건을 만나면

열심히 하는 시늉을 해보다가

그냥 슬그머니 혀를 빼서

이 인구의 예술을 아주 작파해버리고 싶다는 생각

내가 무언가에 허기져 있다는 게 흉해 보이는

고요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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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

2015.05.29 21:41
*.12.42.234

오늘 낮에 "시가 교육의 목적은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도록 가르치는 것"(플라톤/국가 제3권 180쪽/ 천병희 옮김)이라는 문장을 읽었습니다.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까요? 


플라톤은 "누가 좋은 성격이 깃든 혼에 더하여 그러한 성격과 조화를 이루는 외모를 타고나 이 둘이 같은 모형에 따라 만들어져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이것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광경"(같은 책 178쪽)이라고 썼습니다. 계속해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장 사랑스럽다"라고 하고, "올바른 사랑이란 본성상 조화롭고 아름다운 것을 시가 교육에 의해 절제된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같은 책 179쪽)이라고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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