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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11/29 <신학정치론> 20장 발제

2016.11.28 11:37

한성 조회 수:56

신학정치론 20장. 발제자 : 한성주

 

 

 

17장에서 얘기했듯이 우리의 정신이 완전히 타인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라도 어떤 문제에서든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기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있는 자연권이나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도록 강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정신을 통제하려고 하는 정부는 전제정부다. 무엇을 믿어야할지 말지, 믿음을 규정하려는 시도는 주권 남용이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연권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피노자는 인간의 판단력이 타인에 의해 지배되기도 한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모든 사람의 이해능력은 결국 자신에게 속하기 때문에 우리의 지적능력이 다양하다는 주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주권자의 권력이 아무리 크고 심지어 법과 종교의 해석자로 믿어진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의 지적 능력에 따라 판단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여러 감정에 영향 받는 일조차 막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서 논의하려는 문제의 핵심은, 무엇이 주권자의 권리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적합하고 이로운 행위인가에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민중을 오직 최고 권력자의 명령에 따라 말하도록 강요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가장 폭압적 정부란 자신이 생각한 것을 가르치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개인에게서 박탈하는 정부일 것이며, 또한 가장 온건한 정부는 이 같은 자유를 용인하는 정부일 것이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가 국가의 평화와 주권자의 권리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용인되고, 용인되어야 하는지를 고찰해야 한다. 이것이 16장에서도 지적했듯이 이 책을 쓴 가장 주요한 목적이다.

 

국가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사람을 공포에서 벗어나 가능한 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안전하게 발전시키고 그들의 이성을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요컨대, 국가의 진정한 목적은 자유다.

 

우리는 국가 형성과정에서 법을 만드는 권한이 시민 전체나 시민 일부 혹은 한 사람에게 부여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개인들이 각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서 전적으로 자기 판단에 따라 행동하려 한다면, 평화를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이성과 판단의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 하더라도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를 양도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따라서 주권자의 법령에 반해 행동하는 것은 분명히 주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정의는 물론 자신의 직분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에 그 어떤 손해도 끼치지 않는다. 정의란 오직 주권자의 법에 의존해야 하기에 이미 확정된 법령에 반해서 행동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정의로울 수 없다. 그리고 국가의 평화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경우 결코 보존될 수 없다. 사실 어떤 사람이 통치자의 법령에 따라 행위하는 한 그는 조금도 자기 이성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성적 판단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권리를 주권자에게 양도하기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정부란 신앙의 자유 못지않게 철학적 사유의 자유를 허용할 것이라는 점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다. 물론 이러한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때때로 불편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어떠한 부조리도 생겨나지 않을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제하고자 하는 것은 악을 고친다기보다는 사실상 그 악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입법 행위에 의해서 결코 금지될 수 없는 악덕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며, 확실히 미덕이며 억압될 수 없는 판단의 자유는 더욱이 허용되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모두 똑같이 말하도록 강제하는 일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지배자가 언론의 자유를 없애려 할 수록 그들은 더욱 완강히 저항할 것이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신념이 범죄로 취급될 때, 그리고 신과 인간에 대해 경건함을 불어 넣어주는 것을 악한 것으로 금지할 때 가장 분통을 터뜨리게 되어 있다.

 

 형식적 동의가 신념보다 높게 평가되지 않으며 국가가 확고한 권력의 토대를 확보하여 선동가에게 강제로 굴복되지 않으려면 ,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판단의 자유를 인정해서 사람들의 견해가 아무리 다양하고 심지어 공개적으로 상충된다 하더라도 조화롭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자연상태에 가장 근접한 정부형태라 할 수 있는 민주정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국가권력의 통제를 받아들이지만, 그 승인은 자신의 판단과 이성에 따라 이루어진다.

 

지금까지 스피노자는 다음 6가지의 내용을 규명했다고 말한다.

 

  1.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생각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는 일은 불가능하다.
  2. 표현의 자유는 주권자의 권리와 권위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부여될 수 있다.
  3. 모든 사람은 공공의 평화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표현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고, 이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불편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4. 모든 사람은 국가와 주권자에 대한 충성을 훼손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
  5. 사변적 혹은 인간정신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법률은 아무 효력도 발생시키지 못한다.
  6. 표현의 자유는 공공의 평화, 경건, 주권자의 권리를 해치지 않으면서 부여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잘 보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부여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공공복리와 직결되어야 하는데, 한마디로 18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를 안전하게 하는 방법은 경건과 종교가 오직 자비와 정의로운 거래의 행사에만 있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때 주권자의 권리는 종교적 영역과 세속적 영역 모두에서 인간의 행위에 한정해야 하며, 우리 모두는 원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것을 말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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