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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Le Visible et l'invisible(1964), 남수인 옮김, 동문선, 2004, 209~222발제자: 공강일 20180126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얽힘-교차

 

1. 닿을 수 없음

나는 사물들에게 나의 몸을 빌려 주고, 사물들은 나의 몸에 등재되어 나를 사물들과 흡사하게 만드는, 사물들과 나 사이의 이 마법적 관계, 이 계약; 바로 나의 시각인 보이는 것의 이 주름, 이 중심적 공동(空洞); 보는 자와 보이는 것의, 만지는 자와 만져진 것의 이 거울상 두 열, 이러한 것들은 내가 기초로 삼고 있는 밀접히 결속된 체계를 형성하며, 일반적 시각과 가시성의 항구적인 체계를 규정한다. 이 일반적 시각과 가시성의 항구적 체계로부터 나는 어떤 특정 시각이 착각이라고 밝혀질 때조차 결코 벗어날 수 없는데, 왜냐하면 착각했을 때 나는 내가 좀더 잘 바라보았다면 올바른 시각을 가졌으리라고 확신하며, 또한 어쨌든 이 시각이건 다른 시각이건 올바른 시각이 하나 있다는 점을 확신하기 때문이다(209).

세계에 대해 접근하는 것, 진실한 세계를 만나는 것에 는 늘 실패한다. 그리고 그 실패는 늘 반복될 뿐 그 실패를 결코 없앨 수 없다.

 

2. 자기 자신에게 적합해진다는 것

살은 우발적인 것, 또는 카오스가 아니요, 자기에게로 되돌아와 자기 자신에게 적합해지는 짜임새이다(209).

내 몸과 나의 몸을 통한 경험이 나의 사유를 형성하고, 대상을 개념화한다. 그래서 나의 사유도, 나에 의해 개념화된 것도 모두 나의 몸을 의지한다.

 

3. 살을 사유하는 방식

나의 시각은 모든 앎이라 할 존재가 아닌 것이, 나의 시각은 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몸에 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을 몸과 정신이라는 실체에서 출발해서 사유할 경우 살이 모순들의 결합체가 될 터이므로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앞에서 우리가 말했듯이 기본 요소처럼, 존재하는 일반적인 양식의 구체적인 상징물처럼 사유해야 한다.

 

4. 그러한 합치?

보는 자와 보이는 것의 가역성에 대해, 만지는 자와 만져진 것의 가역성에 대해 대충 말한 바 있다. 이제 이 가역성은 언제나 임박해 있지만 결코 사실로 실현되지 못하는 그러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겠다. 나의 왼손은 언제나 사물을 건드리고 있는 중인 오른손을 건드려는 찰나에 있기는 하지만, 결코 나는 그러한 합치에 이르지 못한다. 합치는 발생되려는 순간에 무산되며, 결코 나는 그러한 합치에 이르지 못한다.

나의 오른손을 진정으로 만질 수 없다. 왜냐하면 나의 왼손이 나의 오른손에 닿을 때 이미 상호적인 짜임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흡수해 버리기 때문이다.

 

5. 세계와의 연결

한 지점의 촉각 경험과 그 다음 순간의 동일한 지점의 촉각 경험을 포개지 못하는 무능력또는 내 목소리를 들을 때의 경험과 다른 목소리를 들을 때의 경험을 포개지 못하는 무능력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경험들이 절대로 서로 정확히 겹치지 못하는 것, 서로 합치는 순간에 빗나가는 것, 이들 경험들 사이에 언제나 움지여진, 간격이 있는 것, 그것은 정확히 나의 두 손이 동일한 몸의 부분을 이루고 있고, 나의 몸은 세계 속에서 움직이는 탓이며, 나는 나의 소리를 내부에서와 외부에서 듣는 탓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여러 번, 경험들의 하나가 다른 경험으로 이전하고 변모함을 체험한다. 다만 경험들을 잇고 있는 경첩만이,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이 경첩만이 내가 절대 볼 수 없는 것으로 내게 머무르는 듯하다. 하지만 만져진 나의 오른손과 만지는 나의 오른손 사이의, 들려진 나의 목소리와 발음된 나의 목소리 사이의, 나의 촉각적 삶의 순간과 후속 순간 사이의 단절은 존재론적 공허, 비존재가 아니다. 이 단절은 나의 몸의 전체적 존재에 의해, 그리고 세계의 존재 전체에 의해 이어져 있다(212).

 

6. 살과 관념의 연관성

최초의 시각, 최초의 접촉, 최초의 즐거움과 함께 비의 입문이 시작된다. 즉 내용의 정립이 아니라 다시는 닫혀지지 못할 차원의 열림이, 모든 다른 경험의 대조 지표가 될 한 수준의 확리이 있다. 관념은 이 수준, 이 차원이다. 그러므로 관념은 어떤 물건에 가려져 은폐된 물건처럼 사실로서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고, 보이는 것과 전혀 상관없는 절대적인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보이지 않는 것, 세계에서 살며 세계를 받쳐 주고 세계를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보이지 않는 것, 세계의 내적이며 고유한 가능성, 요컨대 이 존재자의 존재이다.

 

7. 육체, 관념, 언어

어떤 의미에서 우리들이 인체의 건축 구조를, 인체의 존재론적인 골조를 철저히 설명한다고 하면, 어떻게 인체가 자신을 보고 듣는지 설명한다면, 우리들은 말없는 인체 세계의 구조는 언어의 모든 가능성들이 거기에서 이미 주어지고 있는 그러한 구조라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8. 언어란

후설의 말처럼 철학의 본령은 의미하는 힘을, 의미의 탄생 또는 야생의 한 의미를 복원시키는 데에 특히 언어의 특별한 영역을 해명하는 경험에 의해 경험의 표현을 복원시키는 데에 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발레리의 말처럼 언어는 모든 것이다. 언어는 그 누구의 목소리도 아니요, 언어는 사물들, 파도들, 숲들의 목소리 자체이니까. 그리고 이해해야만 할 것은 이러한 견해의 하나에서 다른 하나까지에 변증법적인 역전은 없다는 점, 우리는 그것들을 집합시켜 하나로 종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견해들은 궁극적인 진리인 가역성의 두 양상인 것이다.

이미지는 대상에 대한 나의 경험이다. 나의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혹은 다른 사람의 경험까지 잠식하는 강력한 어떤 것이다. 대상에 대한 나의 경험이 새로울 때 새로운 관념 새로운 이미지가 생겨난다. 그리고 대상도 나도 이 세계라는 거대한 맥락 속에 놓여 있다. 세계와 나의 몸, 이 두 개를 생각하지 않은 채 이미지를 말할 수 없다. 담론 역시도 마찬가지다.

 

*레이코프, 삶으로서의 은유

그래디는 복합적 은유가 감각 운동 경험을 주관적 판단의 영역에 연결해 주는 일상적 경험에 직접적으로 근거하고 있는 일차적 은유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애정에 관한 초기 경험이 꼭 껴안는 것의 따뜻함에 대한 신체적 경험에 대응하기 때문에 일차적인 개념적 은유인 '애정은 따뜻함'을 갖게 된다(p.391).

중략예를 들어 '그는 따뜻한 사람이다.', '그녀는 얼음 덩어리다.'에서처럼 애정은 따뜻함 은유는 부모에게 안기는 어린이의 평범한 경험에서 발생한다. 여기에서 애정은 따뜻함과 함께 발생한다. 존슨의 표현에 따르면 애정과 따뜻함은 융합된다. 두뇌 안의 두 부분에서 신경적 활성화가 동시적으로 일어난다. - 이러한 연결이 애정은 따뜻함 은유를 물리적으로 구성한(p.393).

중략우리의 두뇌가 신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은유는 세계 안에서의 평범한 경험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수많은 일차적 은유들은 보편적이다. 왜냐하면 은유와 관련된 특성에 관한 한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동일한 종류의 환경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한 종류의 몸과 두뇌를 갖고 삶을 유지하기 때문이다(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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