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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조건과 그 징후로서의 갈등 ―  『자립기』
『자립기』 서평


박하연(대학원생)


* 이 글은  2014년 12월 15일 인터넷신문 <참세상>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89569



『자립기』(갈무리, 2014)는 스탠포드대 사회학 교수인 마이클 로젠펠드가 2007년에 낸 책이다. 출간된 지 7년이나 지난 책이지만, 현재 한국 상황을 고려해보면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번역되었다. 이 책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1960년대에 미국인의 삶에는 ‘자립기’(결혼 전 부모와 떨어져 사는 시기)가 생겼고, 이는 전통적 가치를 교육하는 중요한 기관인 가족의 영향력을 감소시켜 사회변화로 연결되었다. 그 주요 근거로 저자가 분석하고 있는 것이 1960년대 이후 동성결혼(동성결합)과 이인종결혼(서로 다른 인종끼리의 결합)의 증가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에 관한 단서를 담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갈등이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최근 한국은 성별, 세대, 지역, 직업 등 극심한 갈등을 겪지 않는 분야가 없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소수자 인권을 둘러싼 문제들이다. 가령 최근 성소수자 차별금지에 관한 구절을 놓고 기독교 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서울시민인권헌장’이 폐기된 사태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한편으로 이 상황을 성소수자에게 한국 사회가 여전히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자립기』의 논의에서 힌트를 얻어 이처럼 갈등이 일어난다는 사실 자체를 (성소수자의 존재가 인식되지 않았거나 너무 적어서 그다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은 탓에 갈등 소지가 없었던 과거와 비교하여) 변화를 지시하는 징후로 읽을 수도 있다.

 

자립기의 의의 


“이혼과 이성애자 동거의 확산과 피임약 발명, 성혁명과 시민권 운동, 페미니즘과 여성권의 성장, 베트남전 반대 시위, 1960년대 대항문화와 청소년 운동, 동성애자 권리 운동 등 [...] 자립기는 이런 변화의 원인이자 결과이다.” (p. 20)

이 책은 가족 구조가 사회 구조의 가장 기본 단위이며, 따라서 가족구조의 변화는 자연히 사회구조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전제에 기초한다. 이런 면에서 가족이 전통적 가치관의 교육 기관으로서 기능하지 않게 되면(혹은 그 기능이 약화되면) 자연히 사회의 전반적 경향은 크게 달라진다. 그리고 이 경우 그 변화는 ‘관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관용’이란 자기 가치관에 대립되더라도 상대의 가치관을 승인하는 태도, 즉 타인의 삶의 방식이 (설혹 합의된 사회적 담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용인하는 것이다. 이문화에 대한 권리보장인 셈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의 경우, 교육과 구직 등의 문제로 빠르면 10대 후반부터 부모와 따로 살기 시작한다. 경제난과 가치관 변화 등으로 초혼 연령이 늦춰지고 있어 30대 초중반까지 자립기가 이어진다고 본다면 대체로 10년 이상의 자립기를 거치는 셈이다.


갈등의 증폭 – 변화를 예고하는 전초


“새롭거나 관습을 따르지 않는 가족의 형태와 사회가 급속하게 만나는 것은 그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사회에 처음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다. 그래서 사회 변화의 첫 번째 징후는 항상 극도의 고통을 동반한 싸움이 되는 것 같다. 일단 새로운 가족이 눈에 보이는 근거지를 얻기만 하면, 그 새로운 형태에 대한 직접적인 사회적 노출(그리고 그 결과 그 새로운 형태의 잠재적 수용)은 빠르게 확산된다.” (p.126)


무엇보다도 이 책은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제공한다. 갈등은 서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는 이질적 집단 사이에서 극대화되는 까닭에 대립이 심화되는 상황은 사회 변화의 첫 징후이다. 책에서 미국 가족 구조를 역사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최근까지도 미국사회가 상당히 보수적이고, 이질적 집단에 대해 공격적인 사회였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공격적인 반응이 일어난 타이밍이다. 가령 미국사회가 혼전 동거에 보수적이었던 시기에 상대적으로 동성애에 순진했던 탓에 동성동거는 의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인구조사에서도 동성동거라는 답변은 오류로 여겨져 둘 중 한 사람의 성별을 바꿔 기록하는 등 조정되었다. 동성 결혼에 대해 적대적 반응이 나오려면 우선적으로 동성 결합이 확산되어야 한다. 갈등이 눈에 보이게 증가하면 사회가 ‘보수화’되고 있다고 느끼기 쉽지만, 실상은 전통적 가치에서 벗어난 사람의 숫자가 늘었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도 보수단체가 성소수자 문제를 최근처럼 요란하게 다룬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시기와 맞물려 서울에서는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들이 공개결혼식을 올렸고(법적 효력은 인정받지 못했지만), 퀴어축제는 10여년 만에 몰라보게 성장했으며, 마포구 등 성소수자가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지역사회가 등장했다.


전망과 시사점 


“나는 하나의 단순한 이유에서 동성 결혼에 대한 반대가 오늘날처럼 2050년에도 강력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립기와 가족 구조의 인구 변동이 동성애자의 권리를 반대하는 사람들로의 지지 기반을 서서히 붕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67)


미국의 경우 1960년대를 기점으로 자립기가 확산되며 부모 세대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마련되었고, 지리적 이동성과 교육 등의 기회를 이용하면서 대안적 결합이 어느 정도 확산되었다. 일정 정도에 도달하고 나자 (반대하는 보수적 가족과 거리를 두고 친구 집단과 폭넓게 교제할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모든 사람들의 주변에 대안적 결합을 선택한 커플이 하나쯤은 존재할 가능성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그들과의 관계를 토대로 대안적 결합에 대한 사회적 터부를 재평가할 기회가 마련되었고, 이는 다시 교육과 시너지를 내면서 사회적 관용의 확산을 촉진시킨다. 즉 대안결합은 일정 수준에만 도달하면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다. 더군다나 이런 변화는 세대 전체의 흐름이기도 해서, 1960년대 이전에 청년기를 겪은 세대가 완전히 교체되면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저자는 예상하고 있다. 고전하고 있는 온갖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이 책이 어느 정도 ‘위로’가 된다면, 저자의 이런 낙관적 전망에 기인할 것이다.  


한국이 이 책이 나온 2007년의 미국과 동일한 지점에 와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사회의 자립기는 교육에 대한 가치부여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등의 조건 하에서 빠르게 보편화되었으며 더 길어지고 있는 추세다. 가치관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미국에서 자립기가 가져온 효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아동/청소년 등 소수자 내지는 약자의 인권문제가 빠른 속도로, 또한 동시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1960년~2000년대의 미국과는 달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훨씬 짧은 기간 안에 긍정적 변화를 이룰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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