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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미학_들뢰즈와의 마주침

오래된 농담

발제문 조회 수 147 추천 수 0 2017.12.09 12:04:14

오래된 농담

 

 

농담 하나할까

아버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 한다

 

생의 한 자락 안 아픈 데 없어

농담으로 시작해 헛웃음으로 끝나니

 

농담이 짙어갈수록

기억은 쌓이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고

가지는 것보다 남은 시간 즐기는데

 

농담이 생의 절반만 있었어도

삶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을 것을

 

꽃들도 농담하고

풀도 나무도 비둘기도 지나가는 바람도 햇볕 한줌도

다 농담하는데

 

잠시 멈추어서

또 농담 한 번 하지 못하셨다.

 

시작해서 멈추지 않는 농담

외롭게 태어나 사라져가는 모든 삼라만상이

다 하는 농담

헛웃음으로 사라지지 않는 농담

 

농담 하나할까

살아간 날들에 던지시지 못하셨다

 

 

 

 

  농담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서 농담은 그것의 의미로 답하지 못한다. 말 그대로 농담인데,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런데 그게 실재하고 기능한다. 의미 없지만 실재하고 기능하는 것, 우리의 들뢰즈는 그것을 이렇게 말한다.

 

무의식은 그 어떤 의미의 문제도 제기하지 않는다. 오직 사용의 문제만을 제기한다. 욕망의 물음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까이다. ..(중략)... 그것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능한다.” (195)

 

  이 찬란한 문장이 지시하는 무의식은 어떤 의미도 멈춰버리고 오로지 기능만을 하는 농담의 양태이다. 농담은 의식의 믿음에 빈말을 던지는데, 그 순간, 의식이 그토록 목매달았던 의미는 낯설음에 몸서리치거나, 자기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지는 것을 목격해야하는 지경에 까지 이룰 수 있다. 농담의 이 강력한 능력은 그 기원이 무의식에 기반하기 때문이리라.

 들뢰즈가 인용한 니체의 진술도 흥미롭다. <‘인간과 세계라는 작은 낱말의 숭고한 특권에 의해 격리된 채 이웃에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웃음을 터뜨린다>(193)

 내 생각에 인간이란 것은 죽은 아버지 불알만지기다. 추상화된 인간이란  이 죽은 아버지를 상징화하는 고유한 신경증과 이 신경증에 무관심한 광인의 무의미 사이에서 끊임없이 동요하는 존재이다. 이러니 내 말이 빈말이 아리리라.

이 추상화된 인간은 자연과도 담을 쌓는다고 주장하는 데, 숭고한 특권이 의식의 어떤 망상이나 환상에 의해 구조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안다면 우리는 실소할 수 밖에 없다.

  시는 그 실소를 끝까지 추구하는 게 아닐까?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하려는 엄청난 기획을 암암리에 숨기고 모두에게 실소라는 작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 그것이 '시'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시는 농담이어야 한다. 무의식의 강력한 능력을 바탕으로 의미를 가볍게 흔들며 마침내 그 의미를 근저에서 무너지게 하는 농담 같은 것이어야 한다. 삼라만상의 모든 실체들이 추구하는 것은 의미를 세우는 게 아니라 제 욕망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일 텐데, 그게 인간에게는 두려움이고 시인에게는 농담이다.

 

  우리 아버지는 약주를 한 잔 하시면 하숙생이란 노래를 부르셨다. 그리고 무슨 정해진 순서처럼 농담 하나할까?”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나는 그 이야기가 마침표를 찍는 것을 듣지 못했다. 항상 쓸데없는 소리했다고 헛웃음치시며 그 농담들을 감추셨다. 네 식솔 먹고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아버지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고, 왜 너무 견디기 힘든 일들이 단 하루도 비켜가지 않았는지. 왜 농담을 끝까지 던지시지 못했는지, 왜 그토록 선량했는지,

부디 모두 농담을 끝까지 던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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