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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미학_들뢰즈와의 마주침

소년 김광석 노래하다.

발제문 조회 수 20 추천 수 0 2017.11.10 14:47:36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 너머 또 하루가 저물 땐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무얼 찾고 있는지

뭐라 말하려 해도 기억하려 하여도

허한 눈길만이 되돌아와요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그곳으로 떠나 버린 후

사랑의 슬픈 추억은 소리 없이 흩어져

이젠 그대 모습도 함께 나눈 사랑도

더딘 시간 속에 잊혀져 가요

 

.....

 

프로이트라면 이렇게 분석하지 않았을까요.

 

소년이 노래합니다. 물론 소년은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소년인 김광석은 둘째 시기에서 환상을 겪습니다.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무얼 찾고 있는지 뭐라 말하려 해도 기억하려 하여도 허한 눈길만이 되돌아와요

환상은 매일 반복하지만 그 환상에는 어떤 대상도 없습니다. 왜 환상에는 대상이 없을까요? 그것은 첫째 시기 때문입니다. 첫째 시기는 그의 기억엔 없는 시기입니다. 소년의 의식에 의해 지속적으로 억압받는 시기입니다. <억압되는 것의 회귀>로서 정념은 둘째 시기에 지속적으로 환상을 불러일으킵니다. 아무도 모르는 이 시기를 정신분석가는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 시기는 아버지의 우세를 아무 애매함 없이 단정하고 있지만, 이는 실존하지 않는 유명한 시기.(113)”입니다. 이 유명한 첫째 시기에 아버지가 등장해, 소년과 같이 있으며 그를 지배합니다.

소년의 환상은 이런 아버지의 지배를 망각함으로서 시작합니다. 원초적 억압으로서 첫째 시기 아버지의 지배를 망각한 거죠. 바로 그 망각에 의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작동하고 라캉식 상징계는 빛을 발합니다. 소년의 무의식은 자리잡고 억압에 의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아버지는 지속적으로 환상을 유발합니다. 첫째 시기의 소년의 무의식과 둘째 시기의 모든 삶에 여전히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생뚱맞은 분석이 있을까? 한데 프로이트가 법원장 슈레버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솔직히 위 내용과 큰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정신분석이 커다란 단조로움을 증언하며 도처에서... 아버지를 재발견한다 해도 ... 아버지는 그야말로 도처에서 되돌아오며.. 무의식 속에서 영원히 작용하고 힘들 내지 메커니즘을 표현해 준다.(109)”

사실, 정신분석을 몰라도 그 것의 몇 가지 원리만을 학습해, 누군가의 꿈이나 환상을 그 원리로 환원해서 해석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프로이트의 이런 류의 해석은 철저히 개인 환상을 전제할 수 밖에 없겠죠. 들뢰즈는 장 우리를  인용해 개인 환상과 집단 환상을 구분하지만 클로솝스키를 빌려 개인 환상은 없다고 결론 내립니다. “개인 환상이란 없다는 것을 충분히 드러낸다. 오히려 두 종류의 집단들이, 즉 주체 집단들과 예속 집단들이 있다.(120)” 소파 위에서 오이디푸스와 거세의 상상적 구조로 환상을 체험하는 개인은 예속 집단의 구성원들이 그 집단에서 개인적으로 체험하거나 환상하도록 규정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회적 생산과 반생산의 담당자들을 가족적 재생산의 형상들 위에 포갤 때, 우리는 불안에 빠진 리비도가 감히 오이디푸스를 떠나려 하지 못하고 오히려 오이디푸스를 내면화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이것이야말로, 사이비-개인적 환상의 특성이다. (120~121)”


  김광석과 그의 노래는 김광석이라는 인물적 동일성 속에 배타적으로 분리되어, 체험되는 개인 환상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 시대의 집단 환상을 매개하는 고유한 이름입니다. 그의 노래가 퍼질 때 마다, 혹은 그의 노래 속 부분대상들의 자유로운 소통을 따라, 우리는 다양한 사회장에서 서로 다른 주체들과 관계 맺으며 서로의 몸으로 이행해 어떤 공감대라 할 수 있는, 집단 환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김광석은 소년이 아닙니다. ‘거리에서라는 이 노래는 오이디푸스와 거세를 전혀 모릅니다. 이 노래에 대한 우리의 애정은 이들 인공적 조건들 속에서 정착하지 않습니다. 거리에서 이 노래가 퍼질 때, 우리는, 잠시라도, 삶의 매 순간 우리를 지배하는 강요된 질서에서 벗어나 거리를 떠돌 수 있습니다. 또 잠시라도, 우리는 우리 안에 내재된 전혀 다른 삶에 대한 욕망이 어떤 질로써 꿈틀거리는 그 끈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왜 가슴이 먹먹한 것일까요? 이 노래가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에, 아닙니다. 이 끈적이는 것은 사회적 억압과 탄압으로 말미암아 망각되고 부정된 우리의 욕망이 견고한 사회적 틀을 깨고 흐르기 때문입니다. 그 욕망은 어쩌면 우리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분열자이다.! 우리는 모두 변태이다.! 우리는 모두 너무나 끈적이는 또는 너무나 막힘없이 흐르는 리비도이다 (126)” 그의 노래에 담겨있는 리비도는, 거대한 생산 관계의 흐름 아래 하부구조의 일부가 되고 온갖 방식으로 거기에 현존(120)”하는 리비도입니다. 그의 노래에 이끌려 우리는 리비도를 따라 탈영토화의 어떤 지점으로 향합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한 그의 노래는 희망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르지 않는 위로와 연대감 그리고 시련을 이겨낼 힘을 줍니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 누가 욕망과 물을 느끼지 않으랴? 특히 우리는 무엇으로 앓고 있을까?(126)” 김광석 노래들은 과정으로서의 분열증 자체를앓게 합니다.


   김광석의 죽음도 그의 삶만큼 분열증적입니다. 가장 순수한 것과 가장 현실적인 것의 대비가 그의 죽음을 신비로 만듭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그의 죽음을 사실로서만 알지 실제로는 모릅니다. 지금도 반복적으로 우리는 그와 그의 노래를 소비하면서 우리 삶을 분열증적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분열증의 모델이 있다면 김광석이고 상징이 있다면 바로 이 모델입니다.

김광석의 다른 노래도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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