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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Ⅲ장 발제

 

  1849년 5월 28일 개원해 1851년 12월 2일 해산한 입법국민의회 존속 기간을 의회공화국의 시기라 부를 수 있다. 프롤레타리아정당은 민주파 쁘띠부르주아정당의 부속물로 출현했는데, 1848년 이후 민주파 쁘띠부르주아정당에게 배반당하고 배제된다. 민주파는 부르주아공화파에 의지하려하지만, 부르주아공화파는 민주파를 배제하고 질서당과 함께한다. 질서당은 부르주아공화파를 밀어내 몰락하게 둔 다음, 군대에서 지지를 얻으려 한다. 이 시기는 극심한 모순이 가장 뒤죽박죽으로 엉켜있는 시기로, 혁명은 1차 프랑스 혁명의 양상과는 달리 하강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루이 보나파르트가 대통령에 선출되고 임명한 내각은 정통왕조파와 오를레앙파의 연합으로 구성된 질서당의 내각이었다. 질서당은 제1사단의 지휘권과 파리 국민방위군의 지휘권을 통합해 군을 장악했고, 총선을 통해 의회 내 다수당으로 선출되며 의회권력을 장악했다. 또 상대적으로 미약한 보나파르트의 세력을 누르고 사실상 국가권력 전체를 장악했다. 이들에게 힘을 부여한 것은 국민의 뜻에 의한 지배를 가장한 총선과 유럽 대륙 전체에서 동시에 나타난 반혁명의 결합이었다.
  질서당의 양대 정파는 정통왕조파와 오를레앙파였다. 두 정파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물적 조건이었다. 즉, 자본과 토지소유와의 적대, 도시와 농촌 사이의 오래된 대립이다. (정통왕조파 - 대토지, 오를레앙파 - 금융/산업 자본) 계급 전체가 물질적 기초와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관계로부터 이러한 상부구조를 창출하고 형성하는데, 그들의 상이한 부의 형태와 사회적 존재 조건 위에 본능과 독특한 형태의 감정, 환상 그리고 사고방식과 인생관이라는 상부구조가 놓인다.

  두 정파는 다른 한 정파를 굴복시키고 자신이 지지하는 왕가의 복고시키는 대신, 철저하게 부르주아 세계질서의 대변자 역할을 수행했다. 즉, 공화파와 대결하는 왕당파로서 자신들을 정체화한 것이 아니라, 질서당이라는 사회적 명칭으로 다른 계급에 대항하는 부르주아 계급과 같이 행동했던 것이다. 그들은 왕정 하에서보다 더 강력한 지배를 다른 계급에 대해 행사했다. 이러한 지배는 오로지 의회공화정이라는 체제 하에서만 가능했던 것으로, 오직 이 형태 하에서만 프랑스 부르주아지의 양대 분파가 전략적으로 단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특정 부르주아지 분파의 지배 대신 그들 계급전체에 의한 지배를 시대의 질서로 만들어냈다.
  질서당은 공화정이라는 체제가 자신의 정치적 지배를 완전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계급적 본능을 갖고 있었지만, 동시에 공화정이 그들의 사회기반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인식하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종속계급과의 계급투쟁을 치러야 했다. 따라서 불완전하고 덜 발전된, 그런 점에서 위험성이 덜 한 군주제라는 지배형태를 갈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연합왕당파는 대통령 보나파르트와의 충돌 때마다, 그들의 의회권력을 수호하기 위해서 열렬한 공화파가 되어야 하는 모순적 상황에 놓여있었다.)


  입법의회 선거에서 순수공화파가 몰락한 이후 가장 강력한 야당으로 등장한 세력은 산악당이었다. 산악당은 농촌인구의 상당수와 파리에서의 지지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왕당파 내부 그리고 질서당과 보나파르트 사이에서 충돌이 예견되어 있다는 점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걸로 보였다. 산악당은 쁘띠부르주아와 노동자의 연합으로 구성된 사회-민주당이었다. 쁘띠부르주아는 1848년 6월 이후 그 어떤 이익도 배분받지 못 했으며 반혁명에 의해 자신들의 물질적 이해관계가 침식되고 있음을 인식했다. 따라서 노동자와 연합해 사회-민주주의 전선을 형성한다. 산악당의 핵심 세력인 쁘띠부르주아는 민주공화주의 제도가 자본과 노동의 구분을 폐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둘 사이를 조화롭게 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개혁의 내용과 수준 역시 쁘띠부르주아 계급의 범주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추진되도록 했다.

 

  입법국회의원 개원 이후 질서당은 1848년 6월, 프롤레타리아를 제거한 것과 같이 쁘띠부르주아를 제거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명백히 반헌법적인 로마 포격을 기점으로 민주파 쁘띠부르주아 르드뤼 롤랭이 보나파르트와 내각 탄핵안을 제출했고, 탄핵안이 부결되자 산악당은 거리로 나섰다. 프롤레타리아와는 다르게 쁘띠부르주아지의 힘은 의회 내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스스로 자신의 힘을 포기한 것이다. 1849년 6월 13일, 쁘띠부르주아의 가두시위가 있었으나 샹가르니에의 군대에 의해 제압되었다. 다시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민주파는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으며, 의회 내에서 산악당의 정치적 영향력과 파리에서의 쁘띠부르주아 세력은 분쇄되었다. 질서당에 의한 의회 내 독재가 확립되었다.

  산악당이 의회 내 권력 쟁투에서 승리하고자 했다면 자신이 지닌 무기를 버리지 않고, 무력에 호소하지 않아야 했다. 그들은 순진하게 군대 일부가 자신에게 투표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봉기할 것이라 믿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그들과 연합한 프롤레타리아는 1848년 6월의 기억을 아직 잊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파 쁘띠부르주아에 대한 불신을 지울 수 없었다. 두 세력이 연합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었어야 했는데, 추상적 형태의 헌법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했다. 하지만 민주파 쁘띠부르주아는 그들이 온전히 특권계급과 대립하는 인민을 형성하고 있으며, 인민의 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여타계급의 이해관계와 입장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때가 되면 모든 인민이 그들과 함께하리라 믿었다. 그들은 실패했다.

 

  6월 13일 이후, 질서당은 의회와 헌법을 장악했다. 질서당은 공화정을 부르주아지가 의회라는 형식을 통해 지배하지만, 군주정의 경우에서처럼 행정부의 거부권이나 국회해산권과 같은 그 어떤 장벽에도 부닥치지 않고 지배력을 행사하는 정치체제로 이해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반대 세력을 의회에서 축출하기 위해 행정부 앞에서 의회 구성원의 권리 일부를 스스로 손상시킴으로써(산악당 의원들에 대한 법정 회부) 공화국 대통령의 상대적 지위를 격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행정부가 반헌법적 행위를 하더라도 행정부에게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을 의회가 스스로 폐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849년 6월 11일 산악당이 보나파르트 탄핵안을 제출하고, 12일 부결되어, 13일의 사건이 발발한 것은 질서당의 승리임과 동시에 보나파르트의 승리이기도 했다. 그는 이 승리를 자신의 실질적 이익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보나파르트는 로마를 정복하고, 교황을 부활시켰으며, 황제 자리에 등극할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로 의회에 로마 원정 사후 승인안을 직접 발의해 반헌법적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

  권력을 손에 넣은 질서당은 군대를 찬양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프랑스 혁명 과정에 있어서 시민적 전능함을 상징하던 국민방위군이 제1사단과의 통합으로 인해 사실상 지위가 무력화되고, 6월 13일 이후에는 붕괴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6월 13일의 시위는 민주적 성향의 국민방위군이 주도한 시위였는데, 그들은 과거과 같은 효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1848년 6월, 부르주아와 쁘띠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에 대앙하기 위해 국민방위군으로 결집했다. 그리고 1849년 6월 13일, 부르주아지는 쁘띠부르주아적 성향의 국민방위군을 해산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1851년 12월 2일, 부르주아지 자신의 국민방위군이 사라지게 된다. 역사 속에서, 부르주아지는 스스로의 무기를 점차 파괴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건 질서당은 1848년 이후 잃었던 권력을 드디어 되찾았다. 그리고 8월, 휴회에 돌입했다. 유감스럽게도 의회의 휴회는 루이 보나파르트를 공화국의 유일한 머리로 남겨두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비정치적인 처사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화국은 의회의 휴회를 영구화하고 자신의 모토를 “보병, 기병, 포병”으로 전환하는 데 골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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