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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미학_삶과 예술

2/2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187-199

발제문 조회 수 10 추천 수 0 2018.02.02 15:42:12

다지원 기획세미나, 삶과 예술. ∥2018년 2월 2일∥파일로

모리스 메를로-퐁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東文選, 2004.  187-199.


나의 시선이 사물들을 감싸지만 은폐하지 못하는 것은, 그리고 끝내 사물들을 시선이라는 베일로 가리면서 사물들의 베일을 걷는 것은 어떻게 된 연유인가? 188

 

이 빨강은 자기 자리에서, 함께 무리를 이루는 주변의 다른 빨강들과 결속하면서, 또는 자신이 지배하거나 끌어당기거나 배척하는 다른 색깔들과 연결되면서만 오직 있는 그대로의 빨강이라는 말이다. 간단히 말해 그것은 동시적인 것과 순차적인 것의 그물에 맺힌 어떤 매듭이다. 그것은 가시성의 응결일 뿐 하나의 원자atome 가 아니다. 189

 

그리고 빨강은 문자 그대로 그것이 들어 있는 군락에 따라 동일하지 않다. 190

 

[손에 의한 촉지] ... 나의 손운동과 내가 만지는 것 사이에 어떤 원칙의 관계, 어떤 친적 관계가 있음에 틀림없다. 또한 이 혈연성에 따라 나의 손운동은 아메바의 위족처럼 신체 공간의 막연한 일시적인 변형에 불과하지 않으며, 축각 세계로 가는 입문이고 입구가 된다. ...어떤 의미에서 손이 그러한 사물들 가운데 하나이며, 끝내 손 역시 그 일부를 이루는 만져지는 존재를 향해 열리는 한에서 가능하다. 손 속에서 만지는 것과 만져지는 것의 이러한 재교차에 의해, 손의 적절한 운동은 이 운동이 물음을 던지는 우주에 합쳐지며, 이 우조와 동일한 지도 위에 옮겨진다. 191

 

우리는 보이는 것은 무엇이나 촉지되는 것 가운데 재단되었다고, 만질 수 있는 모든 존재는 어떤 식으로든 가시성을 약속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 익숙해져야 한다. 192

 

만질 수 있는 것 가운데의 보이는 것, 그리고 보이는 것 가운데의 만질 수 있는 것 사이에 서로 교차하는 이중의 방위 측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두 지도는 완전하지만 서로 혼동되지는 않는다. 두 부분은 전체적인 부분들이지만 서로 포개지지는 않는다. 193

 

결국 보는 자와 보이는 것의 고유한 연관성까지 개입시키지 않아도, 시각이란 시선에 의한 촉지이기 때문에, 우리는 시각 역시 우리에게 밝혀 주는 존재의 질서에 등재되어야 함을 알고 있으며, 또한 바라보는 자는 (이 사람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해 이방인일 수 없어야 함을 안다. 193

 

[우리가 시선의 두께와 몸의 두께 전체에 의해 사물들과 떨어져 있음] ..이 떨어짐은 근접의 정반대가 아니요, 이 떨어짐은 근접과 심오하게 조율되어 있는 근접의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193-194 ...요컨대 이 살의 두께는 보는 자와 사물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보는 자와 사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194

 

성질quale 속에, 색깔 속에 들어 있는 정의할 수 없는 것은 다름 아니라 바로 무리진 과거 시각들, 앞으로 올 시각들을 하나의 어떤 것으로, 존재의 단 하나의 양식으로 내놓는 그 단호하고 간결한 양태이다. 194

 

몸의 두께는 세계의 두께와 경쟁하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몸의 두께는 내가 나를 세계로 만들고 사물들을 살로 만들어서, 사물의 심장부로 가는 유일한 수단이다. 194

 

중간에 있는 몸은 그 자체로는 사물도 조직 내적 물질도 결합 조직도 아니고, 그것은 대자적 감각적인 것sensible pur soi 이다. ...즉 촉각 작용, 시각 작용의 주재소인 색깔들과 표면들의 어떤 전체, 그러니까 결국 전형적인 감성체sensible exemplaire 라는 것이다. 전형적 감성체는 이 감성체에 주재하며, 이 감성체를 느끼는 사람에게 외부에서 자신과 비슷한 모든 것을 느끼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리하여 전형적인 감성체는 사물들의 조직 가운데 사로잡혔을 때, 이 조직을 모두 자기에게로 끌어당겨 체내화한다. ...이 체내화 운동을 통해 ...포개지지 못하는 동일성을, 모순 없는 차이를, 안과 밖의 이 편차를 전달한다. 몸은 자신의 개체 발생에 의해, 즉 몸을 이루는 두 기초 형태, 두 입술을 붙여서 우리를 직접 사물에게 결합시킨다. 두 입술, 곧 몸이라는 감성 덩어리la masse sensible , 감성적인 것의 덩어리 la masse du sensible. ...몸이 두 차원에 속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오직 몸만이 우리를 사물들 자체에게로 데려갈 수 있다. 195

 

몸은 하나의 소속 관계가 다른 하나를 부른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그것은 몸이 사물들에 속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몸이 사물들을 배경으로 떠오른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사물들과 별개가 된다는 것이다. 몸은 사실상 단순히 보여진 사물이 아니며, 몸은 권리상 가시적인 것이다. ...몸은 때로는 떠도는, 때로는 집중된 가시성이다. 197

 

몸을 세계 속에, 보는 자를 몸속에 위치시키는, 또는 역으로 세계와 몸을 상자 속에 넣듯이 보는 자 속에 위치시킨, 수 세기에 걸친 편견을 버려야 한다. 세계가 살인데, 몸과 세계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가? 198

 

보이는 사물로서의 나의 몸은 거대한 경관 가운데 담겨 있다. 하지만 보는 자로서의 나의 몸은 이 보이는 몸의 기반을 이루며, 보이는 몸과 함께 보이는 모든 것들의 기반을 이룬다. 이 양자간에는 상호간의 삽입과 얽힘이 있다.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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