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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미학_삶과 예술

1/12 발제문 모음

발제문 조회 수 211 추천 수 0 2018.01.12 19:22:29

모리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Le Visible et l'invisible(1964)남수인 옮김동문선, 2004, 17~32면 ∥ 발제자공강일 ∥ 20180112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반성과 물음지각적 신념과 그 불투명성(17~32)

 

요약: 사물을 본다는 것본다는 것은 과연 진정한 시각인가아니면 그냥 관념에 불과한가아니면 꿈이나 환상에 불과한 것인가본다는 것에 대한 회의론적 입장은우리가 보는 것은 모두 거짓된 것에 불과하다라는 입장이다그러나 퐁티는 우리가 보는 것은 진짜로 보는 것이며진짜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적으로 접근해 들어가고 있다.

그는 개인과 타인의 지각의 공통점을 들어 지각은 내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것이라고 말한다하지만 나의 지각은 나에게 국한된 것이며너의 지각은 너에게 국한된 것이다이 둘의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개인적인 세계들이 상호교감한다고 확신하며 이것이 우리 내면에서 진리의 토대가 된다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이러한 정신진리관념꿈을 사유의 우주’ 혹은 자연적 확신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이러한 자연적 확신들은 첫 번째 토대로 삼고 있는 것은 감성적 세계이다진리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 역시 우리가 현실 세계 속에서 공통적인 것을 감각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우리가 서로 상호교감하고 진리를 공유할 수 있다는 믿음은 공통가능성의 세계에 대한 믿음을 낳는다그러나 이런 공통가능성에 대한 지나친 믿음은 문제적이기도 하다.

 

1. 보는 방법의 필요성

우리는 사물 자체를 본다그러나 사물을 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우리는 앎에 의해 이러한 시각을 동등하게 만들어야 하고시각을 소유해야 하며우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

(*위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도식할 수 있지 않을까?

시각앎 ⇒ 페미니즘

우리앎을 공유하는 집단 ⇒ 페미니즘을 공유하는 사람

본다특정한 관점으로 대상을 해석(번역)하는 것 ⇒ 페미니즘적 입장에서 상대의 언행을 분석하는 일)

 

2. (반성적철학이란

철학은 세계를 말해진 사물로 변환시키지 않는다철학은 마치 논리학자가 진술된 것 속에시인이 말 속에음가가가 음악 속에 자리 잡듯이, 말해진 것이나 쓰인 것의 차원에 자리 잡지 않는다철학은 사물들을 침묵으로부터 끌어내어서 사물들이 표현하게 인도하고자 한다철학자가 자신의 내면에서 활동자들로서 끊임없이 스스로 형성되고 있는 세계와 세계에의 시각에 물음을 던지는 것은그러니까 결국 그들에 대해 무지한 척하는 것은다름 아니라 철학자가 그들을 신뢰하며 그들로부터 자신의 미래 학문을 기대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말을 하게 하고자 함이다.

(*결국 철학자=예술가/작가는 같다는 것철학은 사물(대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랑시에르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는 시간을 "갖지 못한사람들이 공동 공간의 거주자로 자리 잡기에 필요한 시간을 가질 때자신들의 입이 고통을 표시하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공동의 것을 발화하는 말을 내보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가질 때 발생한다자리와 신분의 이러한 배분과 재배분은공간과 시간의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소리와 말의 이러한 절단과 재절단은 내가 감성의 분할이라고 부르는 것을 구성한다정치는 공동체의 공동의 것을 규정하는 감성의 분할을 재구성하는 일을 하며새로운 주체와 대상들을 공동체에 끌어들이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들고 시끄러운 동물들로만 지각했던 사람들의 말을 들리게 하는 일을 한다대립을 창조하는 이러한 작업은 정치의 미학을 구성한다(미학 안의 불편함, 55).”)

 

3. ‘확신에 대해

내가 테이블 앞에 앉아서 콩코르드 다리를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나의 생각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콩코르드 다리에 가 있고또한 이 모든 시각들의 지평거의 시각이라 할 것들의 지평에서 내가 체험하는 것은 세계 자체즉 자연적 세계그리고 세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인간적인 자취들을 간직한 역사적 세계라는 것은 확실하다그러나 이 확실하다는 확신은내가 주의를 조금 기울이면 곧 그러한 확신이 나의 시각인 시각일 따름이라는 사실에 의해 깨어지고 만다.

(*우리가 확실하다고 느끼는 것은 겨우 나의 (인식론적믿음 혹은 지각에 불과하다.)

 

4. (반성적철학과 회의주의와의 차이

(반성적철학은 회의주의와는 다르다회의주의는 진실적인 것을 상정하고 있으며우리가 지각한 것들을 격하시키고지각물들이 꿈과는 현저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지각물과 꿈을 동일시한다회의주의는 밤 속에 사물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빛이 밤으로부터 그 사물을 끌어내듯이 지각은 경험을 초월하여 사물들을 포착한다고 하는 그러한 관념에 반대하는데 유효하다.

(*여기서 꿈은 오해착각거짓과 같은 뜻으로 쓰인 듯하다회의주의는 온전한 대상이 어둠 속에 가려져 있을 때 지각은 그 어둠 속에서도 대상을 유추하고 추론하여 대상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만든다는 주장을 비판하는데 유효하다. “대상이 어둠 속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이렇게 숨겨진 대상을 인간의 지각으로 온전히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회의주의다회의주의는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진실적인 것을 상정하고 있다고 퐁티는 비판한다그렇다면 퐁티는 어둠 속에 대상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가애초에 어둠 속에 대상이라고 부를 만한 것 따위는 있지도 않고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대상이라고 부를 수 없는 비정형화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결국 퐁티는대상은 특정한 형태로 정해져 있지 않고 우리의 인식 과정 속에서 정형화되어 간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우리의 지각과정 속에서 대상 역시도 형태를 갖추어 가는 것이다.)

 

5. 지각과 꿈은 다르다.

일치점들을 하나씩 파고들게 하는 지각 또는 진정한 시각과관찰 가능한 것이 되지 못하며 검토해 보면 결여 부분들에 불과한 꿈 사이에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그렇긴 하지만 어떻게 우리는 실제로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환상을 가질 수 있는가어떻게 꿈의 넝마 조각들이 꿈꾸는 사람 앞에서 진정한 세계의 잘 짜인 직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어떻게 현혹된 사람의 머릿속에서 관찰한 적이 없는 이 무의식이 관찰한 적이 있다는 의식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가 하는등등의 문제가 남는다.

 

6. (반성적철학의 지향점

우리가 진정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다름 아니라 세계에 속한다 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의미를 아는 것이다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존재론적 선입견을 떠나서특히 세계-존재사물-존재상상적 존재의식적 존재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회의론적인 논거들을 새로운 형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우리가 본다고 말했던사물은 나의 시선의 끝에 있으며 일반적으로 나의 탐사의 끝에 있다.

(*퐁티는 사물을 본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나의 지각 체계와 나의 몸에 따른 시각적 변화에 대한 관찰 이후에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7. 지각과 몸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단지 몸이 내가 지각을 못하게 방해할 수 있으며몸의 허락 없이는 지각할 수 없다는 점뿐이다또한 지각이 오면 그 순간 몸은 뒤로 빠져 버리기에 지각은 지각하는 과정에 있는 몸을 절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나의 몸은 지각을 하지는 않지만그래도 몸은 몸을 통해 실현되는 지각의 주변에서 구축되는 듯하니까 말이다내 지각의 피질로서의 내 살의 경험은 나에게 지각이 아무 곳에서나 생기는 것이 아니며보이지 않는 곳의 몸으로부터 떠오른다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8. 공통 세계(유일 세계)

그러나 지각은 나의 내적 확신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지각은 나의 바깥에 있다왜냐하면 나의 지각과 타인의 지각이 동일한 것을 지각하기 때문이다지각을 외부에서 보았을 때 지각은 사물 위에서 흘러 버리며 사물들에게 가닿지 않기 때문이다.

지각 자체에 대한 지각의 전망에 정당성을 주고자 할 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리 각자는 개인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전부다개인적인 세계들은 세계를 가지고 있는 개인들에게만 세계들일 뿐이요, ‘세계가 아니다단 하나의 세계즉 유일무이한 세계는 공통 세계일 것이다그리고 우리의 지각은 이 유일 세계를 향해서가 아니다.

 

9. 타인의 세계와 나의 세계

타인이 체험한 것은 내가 타인을 신뢰하므로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뿐더러타인이 체험한 것은 그 가운데 나에 대한 타인의 관점 같은 것이 들어 있기 마련이라 나 자신과 상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하지만 다른 사람을 인식하게 될 때 그 사람에게도 매순간 삶이 살아지고 있다는 자명함이 찬연하게 떠오르게 된다.

내가 보는 색깔내가 가졌던 고통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 의거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내가 진정 그의 것들로서의 그의 색깔들그의 고통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내가 타인의 삶을 공유한다고 믿는 바로 그 순간내가 타인의 삶을 만나는 것은 그 삶의 목표들그 삶의 외적 특색들 가운데서 뿐이다우리가 서로 교감하는 것은 세계 속에서그리고 우리의 삶이 가지고 있는 분절화된 요소들에 의해서이다내가 타인의 시각에서 초록빛의 영향을 본 듯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앞에 펼쳐진 이 잔디에서 출발해서이며내가 타인의 음악적 감동 속에 들어가는 것은 음악에 의해서이고나에게 타인의 개인적 세계로 가는 통로를 열어 주는 것은 바로 사물 자체이다.

 

10. 교감과 확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세계들은 상호 교감하는 것이 틀림없으며각각의 개인적 세계란 그에게(名義人표면상의 주체주어진공통 세계의 변이 같은 것임이 분명하다커뮤니케이션은 우리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그렇긴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없다확신을 체험할 수는 있지만확신을 사유할 수도 문구로 구사할 수도 명제로 구축할 수도 없다왜냐하면 상대의 지각과 나의 지각은 다르기 때문이다.

 

11. 진리의 토대공통적인 것의 감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개인적인 세계들이 상호교감한다고 확신하며 이것이 우리 내면에서 진리의 토대가 된다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이러한 정신진리관념꿈을 사유의 우주’ 혹은 자연적 확신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이러한 자연적 확신들은 첫 번째 토대로 삼고 있는 것은 감성적 세계이다진리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 역시 우리가 현실 세계 속에서 공통적인 것을 감각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 관념의 메커니즘

진실적인 것[진짜]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이 경험이 우리가 보고 있는 사물의 경험으로 즉각 환원되지 않을 경우처음에는 타자들과 우리 사이에 생기는 긴장들과그리고 긴장들의 해결과 구별되지 않는다진실거인 것은 사물처럼타인처럼정서적이고 거의 살적인 경험을 통해 빛을 발하거니와이 경험에서 (타인과 우리의) ‘관념들은 타인이나 우리의 생김새의 면면이라고 할 수 있으며이해된다기보다는 오히려 사랑 또는 미움 속에서 받아들여지거나 배척된다고 할 수 있다.

 

13. 공통가능성의 장소(compossibilité)

진리 우주와 사유 우주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세계에서 도출된다그것은 우리의 감성이 감각에서 비롯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또한 어떤 진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의식을 표현하고자 원할 때 우리는 정신들이나 인간들에게 공통적일 지성의 영역을 불러내고자 한다.

이것은 유비(analogie)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 몸들과 우리 정신들을 포용하고 있는 세계로 즉 사물들이 준수하는 불변의 양식이라고 이해한다사물들의 공통 가능성의 장소는 우리의 전망들을 연결시키며 하나의 전망에서 다른 하나의 전망으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하고우리가 우리의 관찰 지점들을 엇바꿀 수 있는 것처럼 동일한 진짜 대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교활할 수 있는 목격자라는 느낌을 준다.

 

14. 의사소통의 ()가능성 혹은 일치성의 강조가 낳는 문제

시각적인 것들에서 통일성과 일치성을 찾는 것은 쉽다그러나 제도화된 의견들(opinions instituées)의 테두리를 벗어나면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접근하게 되면 즉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네 섬에 살고 있는 듯하고서로를 잇는 가교란 없는 듯하다그래서 때로 그 무엇에서 의견이 일치되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놀라워한다.

그러나 언어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때에도 그 누구도 보지 못하는 것을 말한 것이 문제가 될 때에도그들이 양립 가능한 명제들에 도달할지는 인류라는 종의 타입도 사회의 타입도 보증하지 못한다우리가 서로를 변질시킬 수 있는 우발적인 일 더미를 생각하면 진리의 우주를 하나의 세계처럼균열 없고 공가능적이지 못한 것들 없는 하나의 세계처럼 취급하는 외삽법(extrapolation)보다 더 비개연적인 일은 없다.

 

*사유의 본질

우리가 우리 경험들이 경험들의 가장 고유한 의미에 따라 서로서로 의존하는 방식을 재구성하게 되면그리고 본질적인 의존 관계를 보다 잘 드러내기 위해 그 관계들을 생각 속에서 끊어버리고 나면 우리는 사유라고 불리는 모든 것은 자기에 대한 거리두기최초 개방을 요구함을 보게 되는데이 거리두기이 최초 개방은 우리한테 시각의 영역이며 미래와 과거의 영역이다.

(사유란 생각을 떠올리고 쏟아내는 방식을 의미한다대상을 익숙한 방식으로 바라본다면 생각은 확장되지 않는다돌멩이는 당연히 떨어지지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돌멩이가 떨어지는 원인에 대해서 사유하지 않은 것이다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를 의심해보지 않았던 것이다나에게 익숙한 생각으로부터 멀어질 때 그가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이 때 우리는 비로소 시각을 갖게 된다이 시각은 이미 과거 속에 존재했으나 지나친 것일 수도 있고언젠가는 도래하고 말 시각이다.)



다지원 기획세미나, 삶과 예술. ∥2018년 1월 12일∥보미

모리스 메를로-퐁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東文選, 2004.  32~49


보이는 것과 자연

-철학적 물음-


반성과 물음


과학은 지각적 신념을 전제할 뿐 설명하지는 않는다.
과학은 시각적 신념을 해명할 수 없다. 어쩌면, 애초에 해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1. 과학은 지각적 신념을 전제할 뿐 설명하지는 않는다.

과학은 사물들과 우리의 만남(체험)으로부터 사물에 오는 술어들(이율배반들)을 모두 배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 내부에서 사유하고 과학을 만드는 것에 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 대객관(진실인 것=객관적인 것; 측정에 의해 규정하는 데 성공한 것)의 부분들이나 계기들이 되고 말 것이다. (32, 33)
'우주 관찰자'(체험이 아닌 측정을 통해 사물의 혹은 세계의 진실을 규정하는 자)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순박한 신념의 불투명함들을 해소하기는 커녕,[...] 이 신념을 전제하며, 이 신념에 의해서만 자신을 유지한다. (과학은 지각적 신념을 전제할 뿐 설명하지는 않는다.) 
'우주의 관찰자'와 그 상관자인 대객관의 존재론은 선-과학적 편견의 모습을 띤다. [...] 물리학자는 자신을 순수한 객관 앞에 선 절대적 정신처럼 생각한다.  (33)

2. 물리학자는 지각적 신념을 전제하면서, 동시에 사물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게 된다.

자신의 성과들을 절대적 앎의 질서에 투영시키는 그러한 물리학은 절대적 앎의 유래가 되고 있는 절대적 신념처럼 지속적인 위기의 상태에 있게 될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타자의 지각을 통해, 그리고 우리 지각 지평들과 타자들의 지각 지평들이 맞물리는 것을 통해 동시적인 것에 대한 관념을 '심리학'(주관)이라 하며 제외시키는데, [...] 이것은 존재하는 것이란(사물이란) 우리가 통로를 가지고 있느 어떤 것이 아니라, 다만 우리가 조작[연산]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고 전제하는 것이 된다.  (37)

3. 심리학자는 지각적 신념을 전제하면서, 절대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정신 현상을 사물처럼 생각한다.

정신 현상은 [...] 눈에 보이지 않는 '것(chose 사물)'인데, 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정확한 관찰 지점만 발견하면 된다고 상정(전제)한다. 그러나 [...] '정신 현상'은 정신 현상 자신에게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나며, 자신의 외적 복제물들을 통해서만 자신을 만난다.(38) 
여기서 힘을 발하는 것은 여전히 사물들과 세계에 대한 지각적 신념이다. [...] 심리학자는 이 확신을 사물에게와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도 적용하여 인간이 가진 보이지 않는 것(정신 현상)을 사물처럼 생각하기에 이른다. 이제는 심리학자가 절대적 관찰자의 입장(절대적 주관)에 선다. [...] 이 절대적 주관 앞에서 일반 정신 현상, 요컨대 나의 정신 현상이나 타인의 정신 현상이 전개된다. (39)

4. 물리학자와 심리학자는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을 분리하는 동일한 기본구조 아래에서 존재를 보고 생각한다. 따라서 두 눈으로 사물 자체를 지각하지 못한다.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의 분리는 초기 물리학이 물리학 영역을 정의하면서, 그리고 심리학이 상관적으로 심리학 영역을 정의할 때 사용했는데, 이 분리는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이 동일한 기본 구조에 따라 이해되는 것을 요구한다. [...] (39) 이러한 물리학자(대객관을 바라보는 '우주 관찰자')의 물리학, 심리학자(정신현상을 사물로 바라보는 절대적 주관)의 심리학은 이제부터 과학 자체에 있어서는 객관-존재(objet)가 더 이상 존재-자체 일 수 없음을 알리고 있다. (39)

5. 형태심리학에서 정의하는 대상들의 관계는 오로지 인위적인 실험실 안에서만 절대적으로 작동한다.

대상은 물리학에서도 심리학에서도 대상이 보편적으로 준수하는 함수적 관계들에 의해서 정의되었다. 
(형태심리학Gestaltpsychologie은) 심리학에 과학의 위상을 공고히 해줄 발견물들을 축적하고자 기대했다. 하지만, [...] (이제는 형태심리학의) 어디서도 인간에관한 하나의 과학을 접한다는 느낌은 없다. 까닭은 그들이 성립시킨 관계들이 실험실의 인위적인 여건 가운데서만 절대적으로 작용하며, 그 가운데서만 설명적인 탓이다. 이 관계들은 행동의 기본층, 요컨대 출발점이 되어 행동의 전체적 규정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게 할 층을 나타내지 못한다. (40)

6. 두 눈으로 자유롭게 바라볼 때, 세계는 객관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질서에 속하기를 그친다.

내가 어떠한 고립화적 태도도 취하지 않고 두 눈으로 자유롭게 바라볼 때 가지게 되는 시야[보이는 광경]를 고찰할 경우, 나는 이 시야를 조건들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조건들이 포착되는 것이 아니라서 또는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있어서가 아니라, '조건지어진 것' 자체가 객관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그러한 질서에 속하기를 그치기 때문이다. (41)

7. 두 눈으로 자유롭게 바라볼 때, 보이는 것에서 실재적인 것으로의 이행이 일어난다.

나에게 풍경을 보여주는 자연적 시선에게는, [...] 멀리서 보이는 길과 가까운 길 사이에는 동일성identity이 있지만 또한 다른 종류로의 이행, 즉 표면상의[보이는] 것에서 실재적인 것으로의 이행이 있으며 passage from the apparent to the real, 표면상의 것과 실재적인 것의 사이는 약분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외양[보이는 현상](존재 양태)을 나와 실재적인 것 사이에 던져진 베일처럼 이해해서도 안 된다. 요컨대 원근법적 축소는 변형이 아니요, 가까운 길이 '더 진짜'도 아니다. 가까운 것, 먼 것, 지평선은 이들의 기술이 불가능한 대비 가운데서 체계를 이룬다.(이것들-가까운 것, 먼 것, 지평선-은 단일한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질적인 차이를 지닌다.) 그리고 전체적 시야에서의 이 셋의 관계야말로 지각적 진리인 것이다. (42)

8. 지각된 세계는 객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시각 장의 법칙들과 내재적인 조직의 법칙들에 따라 존재한다. 

지각된 세계를 설명해 주는 것은 조건들이 아니다. 지각된 세계는 시각 장의 법칙들 내재적인 조직의 법칙들에 따라 존재한다. 지각된 세계는 '서로 인접해 있는' 인과성의 요구들에 의거하여 객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물리학 비판) '정신 현상'은 객체가 아니다.(심리학 비판) (42)

9. 주관 관념과 객관 관념의 관계를 재고하고 해명해야 한다.

'객관적' 심리학(과 물리학)의 실패는 [...] 우리의 존재론(대객관의 존재론)을 재고하자는 호소로, '주관' 개념과 '객관' 개념을 재검토하자는 호소로 이해해야 한다. (43)
주관 관념과 객관 관념은 그 관계를 설명하지는 않고, 그 관계를 암묵적으로 이용하며 그로부터 귀결점들을 끌어낸다. 그런데 지知의 발전에 의해 이러한 귀결들이 모순적이라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그 관계를 재고하여 해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 객관주의 이데올로기('주관'개념과 '객관'개념을 분리하여 그 관계를 암묵적으로 이용하는 인식틀)는 앎知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유해하다.  (44)

10. '물리적 세계'의 관념화, '정신 현상'의 관념화, 이 두 관념화는 서로 연대적이기에 함께 해체되어야 한다. 

데카르트주의는 물리적 세계를 완전히 본질 내재적인 특성들에 의해 정의하여, 순수화된 사유 자체 앞에서 순수한 객관[객체]존재로서의 물리적 세계가 무엇인가 하는 것에 의해 정의하여 물리적 세계를 '관념화함'과 동시에, [...] 인체의 과학에 영감을 고취했다. 이리하여 인체의 과학은 인체 역시 객관적 과정들의 얽힘으로 간주해 버리며, 또한 감각의 개념을 통해 이러 식의 분석을 '정신 현상'의 분석에까지 연장시킨다. 이러한 두 관념화는 서로 연대적이기에, 함께 해체되어야 한다. 지각적 신념으로 되돌아와서 데카르트적 분석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우리의 앎知이 자체의 방법들에 의해 붕괴되는 철학 위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고서, 우리의 앎이 처하게 될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48)

11. 보이는 것(물질적인 것, 존재 양태)과 보이지 않는 것(정신적인 것, 실체)의 구분을 세계에 대한 경험(체험, 삶)에 준거하여 재고찰 해야 한다.

우리는 본질들의 우주 가운데 자리잡지 않는다. 그와는반대로 that(그것, 보이는 것)과 what(어떤것, 보이지 않는 것), 즉 본질(essence 실체)과 현실 존재의 조건들(conditions of existence 존재 양태)의 구분을 이 구분에 선행하는 세계에 대한 경험에 준거하여 재고찰하자고 요청하는 것이다. 철학은 과학이 아니다. 왜냐하면과학은 자기의 대상을 상공에서 조감할 수 있다고 믿으며, 지식과 존재의 상관 관계(지각적 신념)를 기정사실화하는 반면, 철학은 질문자 자신이 물음에 의해 문제시되는 문제들 전체이기 때문이다. (철학적 물음이란, 지각적 신념 자체에 대한 물음이다.) (49)



지각적 신념과 반성(파일로)

 

철학자는 지각적 신념 자체 내에 나란히 들어 있는 이 두 가지 가능성[어떻게 열림이 있는데도 세계가 어둠 가운데 머물 수 있는지, 어떻게 우리가 자연적으로 빛을 타고 났는데도 세계의 은폐가 매순간 가능한지]이 어떻게 서로를 무화해 버리지 못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50

 

반성은 모든 것을 회수하지만 회수 노력으로서의 자기 자신은 회수하지 못하고, 반성은 모든 것을 밝히지만 자기의 역할만은 밝히지 못한다. 57

 

우리 속으로 되돌아가는 우리의 능력은 정확히 우리로부터 나오는 능력에 의해 측정되는데 우리로부터 나오는 능력은 우리에게로 되돌아오는 능력보다 더 오랜 것도 더 최근의 것도 아니며, 정확히 그 동의어이다. 반성적 분석 모두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으나 아직 소박하여, 자체의 동기를 스스로에게 은폐하며, 또한 세계를 구성하기 위해서 이미 구성되어 있는 것[선구성]으로서의 세계 개념을 필요로 하기에, 결국 과정은 원칙적으로 자신보다 뒤쳐진다. 58

 

보이는 것과 보이는 것에 대한 철학적인 해명은 두 기호 총체처럼, 하나의 텍스트와 이 텍스트의 외국어판처럼, 나란히 있지 않다. 60

 

철학자는 보였던 것이나 감각되었던 것을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해서는 아니 된다. 철학자는 시각이나 감각 자체를 데카르트의 말처럼 본다는 생각과 감각한다는 생각으로 대치해서는 안 된다.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해 버리고 우리에게 세계의 현존을 결코 되돌려 주지 못할 그러한 확신의 타입으로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61

 

실은 여기 지각된 사물과 이 사물로의 열림이 있었는데, 반성이 이들을 중화시켜서 반성된-지각으로, 반성된-지각-가운데-지각된-사물로 변화시켜 버렸다고 나는 말해야 할 터....이 지각 작용의 항구성을 지각 내용의 항구성에 의거하여 설립하는 것, 사실의 지각을 반성에게 나타나는 바대로의 지각의 본질에 의거하여 설립하는 것, 이것은 되짚어 봄이라는 독립된 행위로서의 반성 자체를 망각하는 것이 된다. ...더욱 근본적인 작전...일종의 초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63

 

초반성은 오히려 그 끈들[지각과 지각된 사물을 잇는 유기적 끈들]에 대해 사유하는 것을, 세계의 초월성에 대해 초월성으로서 성찰하는 것을 과제로 삼을 것이다. 64

 

우리가 이 구별을[현실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그 자체로서 이해하고자 하면.... 현실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어서 일관되고 확실한 것일 뿐, 일관적이어서 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상상적인 것은 상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비일관적이거나 불확실한 것일 뿐, 비일관적이기 때문에 상상적인 것은 아니다. 66

 

결국 현실성(실재성)이 결정적으로 어떤 특정 지각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현실은 언제나 더욱 멀리 있다는 점이다. ...나에게 순차적으로 온 지각들을 차례로 현실적인 것에 연결시키는 끈... 이 끈은 먼저 다음 지각과 관계가 성립되지 않고는 전번의 지각과 단절되지 못하기에, 결국 현상 없이는 가상이 없고, 모든 가상은 현상의 보완물이요, 또한 현실적인 것의 뜻은 개연적인 것의 뜻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그와는 반대로 개연적인 것은 도래 기한이 연기되고 있는 현실적인 것의 결정적인 경험을 상기시킨다. 67

 

모든 지각이, 잘못된 지각조차도, 재확인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각 지각 경험이 동일한 세계에 귀속된다는 점, 지각 하나하나가 모두 동일한 세계의 가능성들이라는 자격으로 세계를 표명하는 동등한 능력을 가진다는 점이다. 68

 

그러한 자격으로, 착각들은 마치 결코 나타난 적이 없기라도 하듯이 무나 주관성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며, 그보다는 후설이 말하고 있듯이 새로운현실이 가하는 삭제하는 선’ ‘말소하는 선에 의해 지워지지만 흔적은 간직한다. 68

 

적합의 행보는 전체성의 선-소유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왜인지 알기도 전에 여기 있으며, 그리고 그 현실화는 우리가 그러하리라 상상했던 것이 결코 아니긴 해도, 우리가 그 현실화의 가능성을 꾸준히 믿기에 우리 내면을 은밀한 기대로 가득 채우는 전체성의 선-소유. 69

 

우리가 반성철학에게 나무라는 것은 세계를 노에마(지향 대상)으로 바꾸어 버리는 점만이 아니라, 반성하는 주관의 존재를 사유처럼 이해함으로써 이 주관을 왜곡한다는 점이며, - 또한 끝으로 이 주관과 다른 주관들과의 관계들을 그들에게 공통되는 세계에서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는 점이다. 71

 

반성철학은 정확히 반성, 다시-돌아옴, 재차-정복 또는 다시-취함이다. 73

 

결국 세계는 우리들이 세계에 대해 가지는 인식에 의해 분할되어 있지도 않고, 우리들 각자가 유일한 것과 같은 의미에서 유일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76

 

본연의 세계란 존재하지 않으며 가공된 세계가 있을 뿐이고, 사이 세계는 없으며 세계라는 의의가 있을 따름이니까....77

 

내가 반성에 의해 접근하기를 원했던 : 각주) 반성이 상호 주관성을 제거하는 것을 증명할 것. 77

 

내가 반성에 의해 보편적 정신으로 접근하고자 함은 내가 전부터 줄곧 나라는 사람이었던 것을 마침내 발견하기는커녕 나의 삶이 다른 삶들과, 나의 몸이 보이는 사물들과 뒤엉켜 있는 점으로부터, 나의 지각장이 다른 이들의 지각장과 만나고 서로 일치되는 점으로부터, 나의 지속이 다른 이들의 지속들과 혼합되는 점으로부터 동기부여를 얻고 있다. 내가 나의 반성을 통해 전부터 줄곧 나의 경험을 받쳐 온 전제를 보편적 정신 속에서 발견하는 척한다면 그것은 단지 시작 단계의 이 비-지를 망각하고사야 있을 수 있다. ...내가 세계와 타자들을 알기 위해 나 자신을 준거로 삼아서 반성이라는 방법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먼저 내가 나의 외부에, 세계 속에, 타자들의 곁에 있었기 때문이며 또한 이러한 경험이 매순간 나의 반성을 형성시키기 때문이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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